글로벌 소싱(Global Sourcing)

유통업체가 중개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해외에 나가 제품을 구매해 들여오는 방식을 말한다. 유통 구조를 단순화했기 때문에 중개상을 거쳐 수입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. 일부 제품은 현지 가격보다 싸게 팔 수도 있다. 홈플러스 와인. 왜 나파밸리(Napa Valley·美캘리포니아주)보다 쌀까홈플러스가 내놓은 미국 고스트파인 와인 판매가는 1만8900원이다. 미국 내 평균 판매가 25달러(약 2만9200원)보다 오히려 30% 이상 싸다. 미국 와인 생산지 나파밸리에서 생산하는 고스트파인 와인 수출 물량 중 19%를 홈플러스가 가져가다 보니 미국보다 더 싼 값에 내놓을 수 있는 셈이다. 홈플러스 조성민 이사는 "장기 계약을 맺고 대량 구매를 하다 보니 소량으로 사는 미국 소매상보다 더 저렴하게 물건을 확보할 수 있다"고 설명했다. 국내 대형 마트에서 글로벌소싱을 시작한 건 2005년부터. 같은 제조업체·중개상으로부터 공급받은 물건을 팔기 때문에 제품 차별화가 어려웠던 대형 마트들은 경쟁 업체보다 조금이라도 더 싸게 파는 이른바 '10원 떼기' 싸움에 몰두했다. 이선근 이마트 가공소싱팀장은 "가만히 앉아서 중개상들이 들고 오는 물건을 심사하는 게 아니라 발로 뛰어 좋은 물건을 찾아오자는 취지로 시작된 것"이라며 "당시 6~7명으로 시작된 글로벌소싱팀이 현재는 130명에 5개 해외사무소를 거느린 거대 조직이 됐다"고 전했다.국내 제조업체에 원료 공급·수출최근에는 글로벌소싱이 대형 마트가 원료를 수입. 제조업체에 가공을 주문하는 '서플라이어(Supplier)' 방식으로도 발전하고 있다. 올 들어서는 이렇게 만든 제품을 해외에 수출까지 한다. 하영희 롯데마트 유제품팀장 고민은 "치즈 유통기한이 짧다"는 고객 불만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이었다. 제조업체에 문의를 해봐도 "치즈의 수분 함량이 높아 어쩔 수 없다"는 답만 돌아왔다. 하 팀장은 글로벌 식품 박람회에 갔다가 뉴질랜드산 치즈가 그간 주로 수입해 오던 미국산에 비해 수분 함량이 낮고 보관이 용이하다는 걸 알게 됐다. 뉴질랜드로 날아간 하 팀장은 현지 업체와 치즈 원물(原物)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. 이 원물을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보내 피자치즈로 가공했고. 지난 3월부터 롯데마트에서 팔고 있다. 유통기한은 '냉장 2개월'인 기존 제품보다 1개월 이상 늘었고. 가격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동종 제품에 비해 평균 27% 저렴해졌다.이마트 베트남 고밥점에서 현지인들에게 인기리에 팔리는 감자칩과 믹스넛(혼합 견과류) 등은 이마트 글로벌소싱팀 직원들이 직접 해외에 나가 원료를 수입해 국내 제조업체가 가공한 제품이다. 믹스넛 속 '로스티드 피넛'은 베트남산이다. 해외에서 직접 원료를 구입해 대형 마트가 만든 제품이 다시 현지로 수출되는 것이다. 이마트 담당자는 "올해 들어 몽골·베트남 등의 매장에 수출된 글로벌소싱 감자칩·버터쿠키 등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"며 "식품뿐 아니라 생활용품·가전까지 글로벌소싱 수출 품종을 다양화할 계획"이라고 했다.